22살 휴학생 너무 답답한 상황이라 질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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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까지 한창 고민하다가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현재 대학교 2학년까지 마친 22살이고 군대를 갔다가 건강상의 문제로 귀가 후 휴학하여 내년 1월 입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고민을 하고 있는 주된 이유는 시험에 도전을 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때문입니다. 원래는 입대를 하고 난 다음 고민을 해보고 그래도 괜찮으면 군대에서 준비를 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했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1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고 난 후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시험은 수능입니다. 현재 화학공학과에 다니고 있지만 전공에 대한 흥미가 너무 없고, 회사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야근과 정년, 회사생활), 그리고 소위 말하는 의료계통 전문직에 대한 열망이 너무 큽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여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바라는 안정성과 저녁이 있는 삶이 전문직이라는 타이틀만 가진다면 어느정도 타협해서라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3월에는 후회하기전에 도전을 해봐야겠다 생각하여 1달동안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뭔가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을 계속 받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계속 생각해보니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1. 열심히 했지만 보상받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기억이 자꾸 생각납니다. 입시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터라 대학을 다니는 중에도 학벌, 그리고 목표했던 학과생들에 대한 열등감이 너무 컸습니다. 이미 목표를 이룬 친구들, 그리고 후배들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공부했는데... 심지어는 중학교때도 열심히 공부했는데 저 친구는 중학교 때 열심히 공부 안했다던데 왜 나는 실패하고 저 친구는 성공했나 이런 식으로 바보같이 타인의 성공을 미워하며 저 스스로에 대한 애정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늦게 목표를 이룬 사람들을 보면서 다행이다, 나는 아직 안 늦었어 하고 단지 위로만 받는 저의 모습이 정말 싫습니다.


2. 대학교 들어온 후 성공에 대한 기억이 없습니다. 입시부터 실패였고, 그 후로 동아리, 대외활동, 혹은 사소한 거지만 무대 공연에 대한 기억 등 모든 것이 실패한 기억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옆에 좋아했던 친구가 저와 너무 대비되게 하는 것마다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에 대해 더 자신감 없어지고, 점점 더 제가 스스로 내리는 선택들에 대한 확신이 없어졌던 것 같습니다. 다 괜찮으니 군대에서 진로에 대한 생각만 충분히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여 군대에 지원하였지만 군대 마저 실패, 그리고 1년이나 더 있다 다시 가야 한다는 게 저를 더 힘들게 하네요. 제 선택은 항상 불합리하고 똑똑하지 않고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3. 이것저것 재는 것이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정말 한심하게 생각하시겠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세상의 여러 직업들을 보며 끊임없이 장단점을 따집니다. 어쩔때는 생각하던 직업에 대한 장점이 나와 괜찮다 싶다가도 그 뒤로는 그 직업 별로라더라 라는 말이 나오고 그거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를 볼 때는 아... 이렇게 계속 생각이 왔다갔다 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꿈에 그리던 모습의 22살이 아니라, 오히려 그때보다 자존감만 훨씬 낮아진 22살의 모습이 되어 있으니 정말 괴롭습니다. 정말 누구보다 뭔가를 빨리 이루고 싶고 욕심이 정말 많은 것 같은데 정작 이룬 건 아무것도 없고 수능까지 남은 시간은 줄어들고 있고 아직 마음의 결정은 하지 못했고, 답을 찾기 위해 혼자 걸어도 보고 책 읽고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네요. 이도저도 못하다 수능도 실패하거나 치지 못하고 군대를 가서 25살 가까이 되어서 제대할 상황이 점점 현실이 되어 가는 것 같네요. 


짧게 쓰고 싶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많아 결국 길게 쓰고 말았네요 ㅠㅠ 글을 쓰면서 너무 부정적인 방향으로 글을 쓴 것 같습니다. 주위 친구들은 고맙게도 이런 저를 밝고 속 깊은 친구라고 하지만 정작 저의 속은 이렇게 검게 타버린 것 같네요. 이런 불쌍함, 안쓰러움이 저의 기본값이 된 것 같아 힘들지만 그래도 인생 선배분들 말씀 들어보고 싶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주시는 멘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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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개

Profile 1518469180038

김윤준

2018/05/20 08:09:20

지금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바라보자면,
수능을 치고 안치고가 중요할까요? 아니면 멘티님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중요할까요?
그리고 한가지 더,
군대가 사람의 생각을 바꿔주는 곳인가요?
군대가도 생각처럼 본인이 뭐가 변화되었다고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군대는 정신수양하는 해병대캠프가 아닙니다.

Temporary profile

준호

2018/05/22 16:40:5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생각이 너무 많고 깊어지니 말씀하신대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더라구요 ㅎㅎ 그냥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하나씩 경험해보기로 했습니다. 그게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결국 저에게 경험이라는 재산이 될 거니까요. 그리고 아직 충분히 어리니 실패해도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확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많은 생각 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Profile 1518469180038

김윤준

2018/05/21 00:44:50

안타깝게도 생각을 바꾸는 방법이라는게 수학공식처럼 딱 나와있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참고하고, 여러 책들을 통해서 다양한 사고의 방향들을 접하면서 본인만의 생각을 만들어 가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인생을 논하기에 짧고 부끄러운 인생이란 없습니다. 자신감을 가지세요! 솔직히 그 나이에 인생에 대해 이런 정도의 깊이를 가지고 고민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Temporary profile

준호

2018/05/20 23:32:30

너무 맞는 말씀한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당장 저의 생각을 고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굴뚝같지만 고착화되어서 항상 같은 결론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다가오는 것 같아 조급해지네요. 모든 걸 한번에 해결하기에는 아직 제가 성숙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생각을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잘 되지 않고, 그렇다면 먼저 계속 아쉬움을 남길 바에야 수능을 해결하고 보자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네요.. 결국 저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일을 하든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인생을 논하기에는 너무 짧고 부끄러울 정도로 무난했던 삶이지만 그래도 지금 이 시기는 저한테 너무 힘이 드네요. 생각을 바꾸는 방법이 따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rofile 1518469180038

김윤준

2018/05/18 19:28:34

정말 몇번이고 멘티님 글을 읽고 또 읽어보았습니다.
의료계통 전문직이 일반 회사원보다 급여가 낫지만, 야근 정년 회사생활... 그 걱정하시는거면, 실상 비슷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멘티님의 문제점은, 헛똑똑이라는 점 입니다.

남과의 비교에서 괴로움이 온 것 같지만, 글을 몇번이고 다시보아도, 멘티님은 다른 친구들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멘티님보다 정말 무식하고, 노력하지 않았는지 어떻게 알죠, 그건 멘티님의 오만함 아닐까요?
단순히 비교에서 오는 괴로움이 아니라, 본인의 오만함으로
나보다 못하다 생각하는 사람보다 나의 현실이 못난거 같아서 오는 괴로움 아닌가요?

2.번 글도 결국은 성공의 기억이 없는 것보다 친구가 잘되는게 배아픈거 아닌가요?

3.글을 보면 헛똑똑이인게, 사람은 생각이 깊어지면 부정적으로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반대하는 생각, 안되는 이유, 이런 것들이 더 생각해내기 쉽거든요. 그리고 본인의 생각이 무조건 맞다는 의식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런 직업 다 해보셨나요? 그리고 같은 직업, 같은 회사에 있어도 그 일에 대해 느끼는 건 다 다릅니다.
어휴~ 그냥 제 후배였으면 정말 막 뭐라고 했을 것 같네요.

Temporary profile

준호

2018/05/18 20:55:17

스스로 헛똑똑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분명 잘못된 자세인 걸 알고 있지만 이미 관성, 습관이 되어서 끊어지지 않네요. 군대라도 가서 많은 걸 느끼고 싶었는데 잘 안 되고 나니 가지고 있던 문제들을 정면으로 직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제일 싫어하던 사람의 모습이 어느새 되어 있네요..

Temporary profile

준호

2018/05/18 20:49:58

맞습니다. 분명 과거에는 그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입시 이후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오만함 속에서 다른 친구들을 무시했습니다. 주변의 친구들이 저보다 못했는데 저와 똑같이 평가받는 게 싫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저보다 힘들게, 훨씬 노력해서 들어온 친구들도 많은 걸 알지만 쉽게 들어왔다고 판단했던 친구들의 사례를 생각하면서 속으로 사람을 미워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2번의 경우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배가 아픈건지, 그 친구를 동경하면서 오는 비교에서 계속 스스로의 가치를 내려왔던 건지 아직도 헷갈립니다.

제가 생각해도 저는 오만함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습니다. 기껏해야 중학교 고등학교 공부로 남을 평가하는 건 정말 어리고,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머리로는 말하지만 결국에는 오만함으로 색칠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게 이런 저의 모습을 들키기 싫어 항상 좋은 말, 좋은 모습만을 하고 진짜 이런 저의 고민에 대해서는 부모님에게도, 학교 선배에게도, 친구에게도 알리지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저에 대한 기억이 부정적인 걸로 가득 찰 것 같아서요. 고민은 수능을 칠지말지에 대한 것이지만 사실 이 오만함과 부정적 생각들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선배님 후배였다면 차라리 시원하게 혼나면서 정신 차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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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2018/05/18 15:40:33

안녕하세요?
어쩌면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해본것 같아 댓글 남겨봅니다.
저 또한 쓰디쓴 실패를 경험해봤습니다. 그것도 여러번이요.
집안환경으로 보면 부잣집 장남에서 생활보호대상자도 되어봤고
제 인생만 보면 원하는 대학, 학과 모두 실패해서 처음 접해보는 분야로 진학을 했고
직업군인으로 입대하여 결혼도 하고 이제는 고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장기복무가 안되어 전역을했고요...
이후 계속되는 이벤트들이 수두룩 합니다.

경험상 군대에서 전역하게 되었을때가 가장힘들었던것 같습니다.
당장 먹고살아야하는데 6년만에 사회에 나가서 뭘 할수있을지부터 이것저것 고민하는데
화가 많이 나더라고요...
분명 난 열심히 했는데... 저친구들 놀때 앞장서서 일하고 야근도 하고 했는데...
내가 잘못한건가 아님 날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 안해줘서 이렇게 된건가...
한참 삐둘어지고 있었죠.
그런데 이 삐뚤어진 생각이 반복될수록 나만 힘들어지고 점점 망가지더라고요...
그래서 결심을 했습니다.
끊자. 과거를 끊고 이제 다시 새출발 한다.
날 조급하게 만들었던 그들을 잊고 현재에 충실해보자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이때 한참 책을 많이 봤던것 같습니다.
그 중 생각나는 책이 '번뇌 리셋' 인데요... 한번 읽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저도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네요
드리고싶은 말씀은.
과거는 과거대로 두세요...
과거에 얽매여서는 앞으로 나갈수 없습니다..
과거가 싫었으면.. 앞으로 그렇게 안하면 되는거지요..
그런데 과거를 계속 보고있는데.. 앞으로 나갈수 있을까요?
앞을 보세요.
그리고 한걸음씩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걸어가면 됩니다...
파이팅! ^^

Temporary profile

준호

2018/05/18 18:21:09

소중한 경험담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능이라는 시험을 생각하다보면 자꾸 혼자 과거로 되돌아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게 공부를 지속하지 못한 가장 큰 문제가 맞는 것 같습니다. 수능이 아니면 안될 것 같고, 성공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질 거라고... 모든 걸 수능에 맞춰 생각하게 되는 게 정말 힘들더라구요. 앞을 본다는 느낌을 지금 당장은 잘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꾸준히 앞을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인정할 수 있는 용기도 가지구요. 추천하신 책은 반드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소중한 경험 얘기해주신 것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