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마케터의 네 가지 임무

  • written by 안혜령 men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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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는 “(…)시장에 봉사하는 것이 마케팅 기획자의 역할은 아니다. 마케팅 기획자는 시장을 창조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 마케터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시장 창출(market creation)이다. 


외국계 회사의 마케팅 잡 포스팅(job posting)을 보면 시장 유지 및 시장 창출을 마케터의 가장 첫째가는 의무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시니어(senior)로 갈수록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이 중요하다. 시장 창출이란, 자사가 플레이어로 참여하고 있는 시장의 크기를 성장시키고, 

그 시장 내에서의 자사의 점유율(market share)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이 임무에는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투자를 통해 매출 및 수익 이라는 재정 목표(financial objective)를 달성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쉽게 말하면, 자꾸 줄어드는 시장 크기를 넓히고 그 안에서 회사가 먹을 조각을 크게 만들되 돈은 가급적 적게 쓰라는 뜻이다. 


이를 위해 마케터는 신상품을 런칭하거나 기존 제품의 리뉴얼 혹은 과감한 비용을 투입해서 커뮤니케이션 등의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다. 

그러나 기존에 자사가 참여하고 있던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왔다는 판단이 들면, 지금까지 참여하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을 고민해 봐야 한다. 

(이것이 사업 차원이라면 전사의 고민꺼리가 된다). 

회사의 사활을 건 패러다임의 전환(예를 들어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인가)부터 작게는 유기농 시장에 진출할 것인가 까지, 

마케터는 비즈니스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는 고민을 해야 하고, 이에 대해 자신만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바닥재와 같은 인테리어 자재 시장은 건설 경기와 이주율에 의해 매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주율이 1% 늘거나 주는 것에 따라, 

그리고 이 1%가 이사를 한 새로운 집에 어떤 제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해당 제조회사의 매출과 수익은 엄청나게 달라진다. 

문제는 건설 경기나 이사, 둘 다 제조 회사가 컨트롤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라는 것. 이는 건설 경기가 가라앉으면 회사의 성장도 같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제조 회사가 개인의 이사 문제를 감놔라, 배놔라 할 수도 없다. 그러나 회사는 성장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회사의 마케팅 전략과 커뮤니케이션 방향은 

‘이사를 하지 않고 같은 집에 거주하면서도 리모델링을 쉽게 할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나의 의견에  당시 윗사람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을 어떻게 마케팅에서 하니?”

아니다. 그것은 마케팅이 해야 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일이다.


둘째, 대한민국 육군인 공병부대의 슬로건을 빌어 말하자면 마케터는 ‘First in, Last out’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마케팅의 의사결정은 비유하자면 바퀴살의 맨 안쪽, 가장 크기는 작지만 전체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핵심부품에 해당한다. 

시계 톱니와도 같아서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유관부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안쪽 바퀴의 아주 작은 움직임을 따라잡기 위해 바깥쪽 바퀴가 한 바퀴 구르는 큰 회전을 해야만 하는 것과 같다. 

한 제품의 내용물(formula) 구성을 변경하기로 의사결정이 내렸다고 하자. 담당 마케터는 디자이너에게 글자 수정을 의뢰해야 하고, 

연구소와 공장에 의사결정 결과를 공유, 새로운 원료 준비와 생산 일정을 잡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영업과 물류에는 이 변경 제품이 언제부터 나갈 것인지, 

코드 등의 변동 사항은 없는지, 구 제품을 어떻게 소진할 것인지에 대한 마케팅의 계획을 알려주는 등 전체 일정을 핸들링 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각 부서의 업무에 걸림돌이 될 만한 것들을 미리 치워주는 것이다. 

위와 같은 경우라면 구 제품의 재고(완제품, 포장재 재고 등)관리를 명확하게 처리해서 비용 낭비를 줄여야 하고, 

유통에 신제품이 차질 없이 흘러나갈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주 작은 변경이라 하더라도 내부 절차상 반드시 새로이 제품을 등록해야 하는 거래처들이 있다. 

영업사원들이 미리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충분히 고지하는 것도 마케터가 해야 할 일이다.


챙겨야 할 일들이 많다 보니, 마케터는 각 부서의 출연순서와 상황을 정리하면서 일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러한 진행에는 배려의 우선 순위가 있다.

가장 최전방에서 고객을 접하게 되는 영업사원이 배려의 1순위요, 그 다음이 대량 생산을 담당하는 공장, 그리고 맨 끝이 마케터 본인이다. 

자신의 편의성이 맨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사건이 터졌을 때 고객에게 누가 가장 크게 욕을 먹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그야말로 ‘First In, Last Out’.


셋째, 마케터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여야 한다. 개성 강한 연주자들을 이끌어 멋지게 곡을 지휘함으로써 청중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지휘자는 자신이 지휘할 악보에 대한 해석을 이미 마스터한 상태여야 하고, 까다로운 악기의 특성이나 연주자들의 자부심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각 부서들이 신뢰감을 갖고 기꺼이 지휘자를 따라온다.

그렇다고 해서 마케터가 반드시 전문 연주가 출신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악기 전문가가 지휘자가 될 경우, 해당 악기의 연주자와 대해 시비가 붙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특히 기술 베이스(base)의 산업에서 그런 경우가 많다. 업의 특성상 엔지니어 백그라운드를 가진 마케터들이 많은데 너무 많이 알다 보니 

서로 아는 것을 견주느라 마케팅, 연구소, 공장 간에 충돌이 발생한다.

결론적으로 연주는 연주가들에게 맡기자. 그들을 잘 리드하여 청중에게 감동을 끌어내는 것이 지휘자인 마케터의 임무이다. 

물론 마케터는 각 부서의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고, 그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 주요 용어나 기술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 보다는 한 팀으로써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믿어주는 것, 그들이 일을 추진해나가는 것에 있어서의 걸림돌을 제거해 주는 것 

(대부분은 돈과 시간과 관련된 사항이다), 그리고 자신의 악기 연주에만 몰두하는 그들에게 전체의 조화와 소비자인 청중을 계속 의식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넷째, 마케터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이 말은 특히 브랜드 매니저에게 더 해당된다. 

마케터라는 직업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사원, 대리라는 현실의 직급과 상관없이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략적인 의사결정부터 소소하게 각 부서가 물어보는 이것이냐, 저것이냐 –소비자가 이렇게 물어보는데 무어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까지 

마케터는 크고 작은 의사 결정에 관여하게 된다. 나름 달콤하다. 그렇지만 이런 의사결정에는 반드시 누가 보아도 끄덕거릴만한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또한 권리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첫 번째의 책임은 자신이 담당하는 상품의 매출과 손익에 대한 책임이다. 마케터는 제조원가, 가격, 프로모션 비용, 향후의 매출을 감안하여 

매출과 수익의 최적의 조합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야구 게임에 비유해보면 회사는 감독이고 

각 제품은 참여 선수이다. 모든 선수가 홈런을 친다면 좋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때로 전략상으로 희생타를 날리는 선수도 있어야 하고 

적의 허를 찌르는 번트를 구사하는 선수도 있어야 한다. 마케터는 이런 회사의 전략을 잘 알고 내 제품이 지금 땅볼을 쳐야 하는지, 

홈런을 날려야 하는지, 벤치에 앉아있어야 하는지 그 부여 받은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그렇게 하다가 홈런을 날리면 사실, 제일 좋기는 하다). 

결국 팀이 살아야 다음 경기 출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책임을 지라’는 말은 ‘당신이 하자는 대로 했는데 안 되었으니 사직을 하라’는 뜻이 아니다.

사실 이 ‘책임을 진다’ 는 것의 애매모호함 때문에 마케팅이 돈만 쓴다는 주변의 비난을 받는다. 

책임이란, 당초 계획한 것과 달리 성과가 부진할 때 그 이유를 분석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의 책임은 유관부서에 대한 리더로서의 도의적 책임이다. 프로젝트팀의 누군가 실수를 했다면, 

그 팀의 리더로서 마케터는 주변의 비난으로부터 그를 감싸주고 일을 수습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때 무엇에 씌운 것처럼 파트너 디자이너가 연속으로 세 번, 바코드 표기사항을 틀린 적이 있다. 

이는 잘못된 바코드가 새겨진 라벨의 전량 폐기(즉 비용 손실)를 의미한다. 겁을 집어먹은 디자이너에게 “너의 잘못이며 나는 모른다”고 멀찌감치 물러 서 있던 나는, 

상사에게서 “프로젝트의 리더로써 왜 구성원을 감싸주지 않는가,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지 못한다”고 야단을 맞았다. 무척 당황스러웠고 부끄러웠다. 

그리고 그날 배웠다. 마케터는 자신의 의사결정을 따르는 혹은 따를, 유관부서 파트너에게 무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제품에 대한 책임과 리더로서의 책임, 마케터는 이 두 가지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이런 책임이 부담스럽다면 특히 브랜드 매니저라는 직업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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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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