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의 타협점이 알려주는 것: 너는 회사의 일부가 아니야.

  • written by 한종택 mentor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요? 직장인들이 ‘오늘 점심 뭐 먹지?’라는 질문이 가장 어려운 질문일 수 있습니다. 그것보다 더 어려운 질문은 꿈을 우선할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생각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국제대학원 졸업 후 가장 큰 고민은 당연히 취업 자리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공인 ‘국제개발학’을 활용할 것만 생각하면 개발원조기관(예: KOICA, 한국수출입은행 EDCF 등) 취업을 진로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학위논문’이라는 변수가 추가되면 조금 더 복잡한 셈법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석사논문의 연구주제를 활용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장기 계획(박사과정)을 준비할 수 있는 직장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서, 처음은 ‘꿈’에 비중을 두고 있었지만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기관인지, 커리어 개발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관인지, 그리고 지금 내가 구축하기 희망하는 ‘분야별 전문성’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월급은 그 중에서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제가 원하는 조건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직장들이 없다는 것을 아주 쉽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내가 원하는 것보다 회사에서 필요한 조건들을 충족시키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라고 생각하며 취업을 준비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석사논문의 연구주제인 ‘미세먼지’를 활용할 수 있는 채용공고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즉시 그 기관에 채용 지원서를 작성하고,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지만 이곳에 채용지원서를 제출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다시 NGO로 돌아가는 것이 나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개인적으로 NGO라는 기관에 대한 실망감과 후회를 경험했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결정이 되지 않을까라는 고민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채용공고문에 공시된 내용과 실제 업무간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었지만,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며 일을 할 수 있는 기관이 될 것이라는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채용공고 마감 2일 전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이 기관을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끝없이 되묻게 되었습니다. 며칠 동안 잠도 잘 못자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스스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꼭 찾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에 지원하는 것은 ‘생계(현실)와 꿈’ 사이의 타협점을 어느 정도 형성되는 구간이 될 것으로 생각했으니까요. 무엇보다 지금 당장 경제적인 기반이 마련되어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기 때문이죠. 


결국 저의 결정은 이곳에 채용지원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귀결 되었습니다. 운이 좋아서, 면접을 무사히 통과해서 근무한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이곳에서 여러 가지 일들도 있었지만, 우선 가장 큰 고민이었던 ‘꿈과 현실 사이의 타협점’의 형성은 동기부여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꿈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하게 사고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사람은 ‘국책 연구기관(혹은 연구원)’에서 일을 하고, 정책 연구보고서를 만드는 것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원 입학 전 ‘대학원 학위를 받고, 박사가 되는 것은 1인 연구자가 되는 과정이다.’라는 조언을 주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님의 조언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의 조언은 연구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연구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독립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환경NGO에 근무해도 스스로 연구 논문을 찾고, 데이터를 구축하고,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한다면 연구자로써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시민사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우리나라 미세먼지 정책에 대한 독창적인 목소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즉, 내가 소속된 직장이 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군지를 말하는 것은 ‘나의 행동’이라는 점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저의 고민은 회사라는 인프라를 활용해서 ‘나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회사는 지금까지 배운 학문과 연구 이론을 현실에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회사의 일이 우선이지만, 내가 원하는 꿈은 회사가 이루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내 꿈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기 때문에, 이 회사를 선택한 나의 결정이 최선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새로운 과업을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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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센터

written by 한종택 mentor

  • 2018.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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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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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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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개

    Profile %ec%9a%b0%ec%a3%bc%ec%9d%b8

    소셜멘토링 잇다

    2018/03/16 12:51:09

    현실과 꿈에 대한 멘토님의 깊은 고민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