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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마케터 중고신입으로 들어가기엔 너무 늦은 걸까요?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며 마케터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브랜드 마케터, 디지털 마케터(B2B)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멘토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질문을 드리기 전에 이해를 돕기 위해 잠시 제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저는 현재 모 대학병원에서 약품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4년 차 직장인이고요. 퇴근 후에 야간 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현재 종사하고 있는 일이 제가 원하는 마케팅과 관련된 업무는 아니지만, 마케터 준비를 위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디딤돌로 삼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래는 군 전역 후에 무작정 마케팅 학과를 알아보며 전문대에 입학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 취업에서는 4년제 자격이 필요했고, 다시 1년을 준비해 편입을 했습니다. 하지만 가고 싶었던 경영학 계열 진학이 좌절됐고, 차선책으로 공대(에리카 융합공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공대가 차선책이 된 건 디지털 마케팅 등에도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Syda Productions
그리고 지금은 마케터가 되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유통 관리사, 컴퓨터, 전산 회계 등 자격증을 준비 중이며, 영어 공부와 공모전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멘토님께 드리고 싶은 질문은 이렇습니다.
1. 저와 경쟁하고 있는 사람들과 걸어온 길을 비교 했을 때, 마케터가 되는 데 있어 공대 출신이라는 게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까요?
2.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를 졸업하면 서른 살이 됩니다. 마케터는 주로 관련 업무를 경험하면서 경력을 쌓는 것으로 아는데요. 서른 살이란 늦은 나이에 신입으로 마케팅 부서에 입사하기가 힘든 것은 아닌지 고민입니다.
3. 마케팅 부서가 아닌 대행사를 선택했을 때 어떤 업체를 눈여겨보고 선택을 해야 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사실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 제가 얼마큼 하는지에 따라 길이 달라지는 지도요. 다면 막연하게 마케터가 되고자 하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저는 마케터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모티베이터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바쁘신데 제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현직에 몸담고 계시는 멘토님의 진심 어린 조언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모티베이터 : 자기 자신은 물론 가족과 부하, 상사, 친구, 업계 지인, 소비자 모두의 마음을 움직여 감동을 주는 사람을 의미한다.
💬 강상윤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답변드리기 전에 멘티님이 하고 계신 지금의 고민과 노력에 존경을 표하고 싶네요.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그럼 문의 주신 내용에 답을 드려볼게요.
ⒸT.Dallas
마케터는 통합적 프로세스를 감당하는 직무입니다
우선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공대 출신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계신데요. 걸림돌이라는 표현은 조금 부정적인 것 같네요. 제가 볼 때는 단지 특이하거나 이색적인 경력이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공대 출신의 마케터는 어떤 차별성이 있을까요? 어쩌면 공학적인 숫자 계산 경험이 차별성이 될 수도 있겠죠. 요즘 마케팅에서는 데이터 기반의 사고방식을 기본으로 여기기 때문에(*ROI 측면), 수학을 잘한다는 건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마케팅이라는 것은
1)문제 발견 2)문제 분석 및 검증 3)솔루션 *아이데이션 4)결정 5)실행 6)결과 분석 7)새로운 문제 발견 등
이러한 프로세스를 모두 감당해내야 하는 직무입니다. 때문에 공학 출신이 가진 장점만으로는 크게 이점이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 경영학과에서 고객 관계 관리(CRM) 등이나 회계학과에서 통계를 전공하셨다면 좀 더 특별했을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 회사라는 조직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인재 채용에 모험을 하지는 않습니다.
Ⓒkc look
나이가 많더라도, 신입 시절만 지나면 문제없습니다
다음으로는 졸업 후에 나이가 많은 것 때문에 입사 시에 힘들지 않을까를 걱정하며 질문해 주셨네요. 냉정하게 말씀드려 당연히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군대도 또래들 보다 늦게 가면 힘든 점들이 있으니까요.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외국계 회사 같은 경우에는 나이가 있는 신입들이 종종 있기도 하지만 그 수는 적은 편입니다.
이건 어쩔 수 없이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멘티님이 현재 일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는 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에게 더 많은 투자와 희생을 하고 있다는 뜻이죠. 그리고 그건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은 신입이라는 시기가 지난 후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때부터는 경력자로서 멘티님을 평가할 것이기 때문에, 좋은 인재로 평가받으신다면 그 이후에는 더 보장되는 회사 생활을 하실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대학교 졸업하고 갓 입사한 친구들에 비해 멘티님은 사회생활, 인내력 등에 있어서는 월등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시고 승부하시는 멘티님이 되시길 바랍니다.
단계를 밟아가며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 정리하세요
마지막은 마케팅 부서 대신 대행사를 선택하는 경우에 대한 질문이었네요. 이렇게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대기업, 중소기업, 소기업(스타트업 포함)과 기업 성격에 따라 광고주와 대행사로 나뉜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대행사라고 마케팅 부서가 없거나 초라한 건 아니에요. 저는 이런 주제가 나오면 후배님들에게 보통 이렇게 답변드리는 편입니다.
Ⓒmrmohock
대기업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유형입니다. 물론 연봉이나 복지도 좋겠죠. 하지만 문턱이 높아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소기업, 소기업으로 가면서 그 입사 가능성은 더 높아질 테고요. 이건 아주 기본적인 얘기일 거예요. 하지만 이런 기준에 자신을 대입해 보면, 스스로 보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영역이 있을 거예요. 그 부분은 우선 제외하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어떤 카테고리에 속한 조직(기업)이 좋을지를 먼저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업종에 따라서 하는 일이 정말 천차만별이거든요. 같은 마케팅 포지션이라 하더라도 저는 화장품 카테고리의 회사에는 갈 수 없습니다. 하는 일이 전혀 다르거든요.
자 이걸 분류하셨다면 어떤 마케팅을 할 건지도 정해 보는 거예요. 마케팅에도 퍼포먼스 마케팅, 브랜드 마케팅, 고객 마케팅 등 종류가 많습니다. 이렇게 항목이 정해졌다면, 이제 여기에서 광고주와 대행사를 나누는 거죠.
일반적으로 대행사의 문턱이 조금 더 낮은 측면은 있지만 하는 일은 전혀 다릅니다. 대행사는 일하는 주제와 범위가 명확하고 전문성을 강조하는 업무 형태이지만, 광고주는 일하는 주제와 범위가 넓고 브랜드와 자체 상품, 서비스를 키우는 업무 형태이죠. 엄밀히 말하면 대행사는 광고주가 하는 업무 일부분을 맡아서 대행함으로써 시너지를 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정리의 과정을 통과한다면 멘티님은 어떠한 선택이든 하시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제가 작성한 글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드실 것 같아요. 큰 혼란이 올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겨내셔야 합니다. 저 또한 멘티님과 유사한 과정이 있었지만 이겨냈으니, 멘티님도 하실 수 있어요. 또 궁금한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고요.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OI : 투자자본수익률(Return on investment)은 투자자의 어떤 자원 투자로 인해 얻어진 이익을 말한다.
*아이데이션 : Ideation. 아이디어 생산을 위해 행하는 활동 혹은 아이디어 생산 자체를 뜻하는 광고 용어로, 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한 모임을 아이데이션 회의라고 한다.
*아이데이션 : Ideation. 아이디어 생산을 위해 행하는 활동 혹은 아이디어 생산 자체를 뜻하는 광고 용어로, 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한 모임을 아이데이션 회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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