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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저도 꿈꿀 수 있을까요?
작가 · 소설가
약 4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멘토님.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지만 작가가 되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25살 청년입니다. 실제 작가님이 하시는 일이 궁금하여 이렇게 질문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1. 글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아이디어를 책상 앞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만들어내는 편이신지, 아니면 다양한 경험이나 자료를 접하며 영감을 떠올리는 편이신지 궁금합니다. 또, 이러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힘드셨을 때 어떻게 극복하셨었나요?

 

2. Y대 경영학과를 졸업하셨다고 프로필에 써 있으신데, 작가가 되기로 대학생 무렵부터 관련 수업을 들으며 계속 준비하셨던 건가요? 그리고 국어국문학과 수업을 듣는 것이 큰 도움이 될지 궁금합니다.

 

3. 작가는 수입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아는데, 혹시 부업을 하셨었나요? 하셨었다면 어떤 부업을 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책 한 권을 내는데 준비단계부터 출판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걸리셨는지 궁금합니다.

 

©️Kelly Sikkema


4. 작가가 되기로 결심 하셨을 때, 기존의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는 것에 고민이나 두려움이 있으셨나요? 혹시 있으셨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5. 작가생활을 하실 때 가장 큰 즐거움과 원동력이 무엇이신지 궁금합니다. 작가님께 질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질문이 많아졌네요. 답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홍형진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홍형진입니다. 성공해서 입지를 굳힌 작가는 아니지만 제가 아는 선, 그리고 겪고 느낀 선에서 답해드리겠습니다.

 

아이디어의 원천은?

아이디어의 원천은 작가마다 다르기에 정답이 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사회의 여러 이슈와 제가 공부한 내용(경제학, 사회학 등)을 기초로 할 때가 많은데 쓰다 보면 제 경험이 자연스레 반영되어 한두 차례 비틀게 되더군요. 저는 상상, 공상보다는 현실에 기초해 글을 쓰는 타입이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다른 작가의 조언보다는 본인의 성향과 이력이 더 좌우되는 부분이어서 참고만 하세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은 적은 그다지 없습니다. 그보다는 ‘이 아이디어가 지금 시점에 무슨 의미를 갖지?’, ‘어떤 관점에서 접근해야 이걸 나답게 풀어낼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을 던지며 떨궈내며 다듬는 일에 더 주력했습니다. 그 많은 아이디어 중 극히 일부만 글로 빚어낸 건 이런 선별 작업 때문이겠지요.

 

©️Andrew Neel


작가를 꿈꾸셨나요? 

작가가 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청소년기엔 음악을 좋아해서 꽤 오랫동안 공부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았고, 뒤늦게 진학한 대학에서도 원래는 경제학, 예술경영 등을 계속 공부할 계획이었어요. 

 

그러나 2008~09년에 금융위기, 금전부족 등의 문제로 유학을 포기하게 됐죠. ‘그럼 난 20대에 남긴 게 뭐지?’라는 마음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운 좋게 바로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글을 위해 별도로 준비하거나 공부한 건 없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 많은 게 이미 축적되었단 소리겠죠. 평소 글을 쓰고 읽는 걸 좋아해서 즐긴 성향이 동력 같습니다.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되겠다’, ‘당선되겠다’ 같은 마음보다는 ‘이런 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같은 마음이 먼저입니다. 그러면 글이든 다른 무엇이든 자기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해나가게 되겠지요.

 

‘작가’라는 단어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지 마세요. 그건 상장도 계급도 아닙니다. 하다못해 직업으로 보기에도 애매해요. 오직 글만으로 생계를 영위하는 사람은 우리나라 통틀어 몇 명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뛰어난 작가들은 자기 일을 하면서 글도 함께 씁니다. 그 과정에서 경험, 지식, 시선이 훨씬 넓고 깊어지고 글에도 그게 드러나죠.

 

작가로 산다는 것

대다수 작가는 글이 부업이고 다른 일이 주업입니다. 글로 명망, 인기를 얻게 되면 강연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데 그러면 그쪽으로 훅 흘러가죠. 우리나라에선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도 10,000권의 판매량을 기록하기 어렵습니다. 그 경우에도 작가에게 떨어지는 인세는 고작 1500만 원 정도죠. 

 

한데 강연을 나서게 되면 보통 시간당 50만 원 넘게 받으니 결국 그쪽을 노리게 됩니다. 물론 대부분은 그 단계까지 못 갑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알바 등을 전전하게 되지요.

 

저 같은 경우는 강연보다는 별도로 제 분야를 다지며 일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초기엔 논술 지도 쪽으로 강남권에서 꽤 평판이 좋았으나 계속하고 싶진 않더군요. 그래서 증권사에서 편집위원으로 일했고, 지금은 IT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 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음엔 또 다른 분야를 생각하겠지요. 종래엔 제 기업을 꾸려보고 싶네요. 나름 아이템도 있고요.

 

©️hannah grace


안정된 직장에 대한 아쉬움은?

저는 이 부분에선 크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돈은 언제든지 마음껏 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신감이기도 하고 실력이기도 하죠. 등단한 지 정확히 10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이 점은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이건 제가 좀 특이한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다른 작가들은 ‘글을 쓰기 위해 참고 버틴다’는 스탠스가 많더군요.

 

작가 생활의 즐거움과 원동력은?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 생각과 감성을 내 이름 걸고 발표해 사람들과 대화하며 평가받는 자체가 즐거움이자 원동력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악평, 악플, 비방 등)를 받을 때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프로로 살아가려면 어느 영역이나 매한가지겠지요. 직장인도 상사에게 평가받고 야단맞으니까요. 그게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이뤄진다고 보면 됩니다.

 

또 확실한 자기 영역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도 이런저런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데 무기가 됩니다. ‘쟤는 글 진짜 잘 써. 회의록이나 기획안 쓰는 것도 차원이 달라.’, ‘저 사람은 이런 분야에선 전문가야. 신문에도 글 쓰고 책도 내던 걸.’ 같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면 뭘 해도 할 수 있는 사람이란 소리겠죠.

 

물론 오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작가가 되면 곧바로 그런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도리어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작가로도 뛸 수 있다고 보는 게 좋습니다. 그냥 글만 끼적이는 사람과, 강한 역량을 가졌는데 그게 글로도 발현되는 사람은 다릅니다.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는 작가는 대체로 후자예요. 그 차이를 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공모전에 당선된다, 작가가 된다 같은 걸 목표나 지표로 삼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공모전에 당선되고 작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무언가를 키우는 게 먼저입니다. 그 동력을 어디에서 찾느냐는 각자의 몫입니다. 누군가는 책에서, 누군가는 경험에서, 누군가는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 찾겠죠.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를 고민해보시길 권합니다.




자세하고 뼈와 살이 되는 답변 감사드립니다. 제가 고민하고 있던 부분을 시원하게 대답해 주셨네요. 조언해 주신 것을 바탕으로 계획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세워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형진 멘토
작가 · 소설가
전문/특수
스무 살 무렵엔 락커가 되겠다고 비뚤어졌고 서른 살 무렵엔 글을 쓰겠다고 비뚤어졌습니다. 소설가로 등단한 이후 각종 글을 쓰고 살고 있으며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 글을 전담하는 편집위원 직책도 수행했습니다. 생각도 삐딱하고 사는 방식도 삐딱한 사람인지라 마냥 듣기 좋은 예쁜 말만 해주는 성격은 아닙니다. 다만 솔직하게 답변 드린다는 점은 약속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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