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까'의 의미 (2) 끝
잇다 오피스가 있는 위워크 광화문에서 몇 발자국만 나가면 광화문 광장이 보입니다. 가끔 아침-점심시간에 광장으로 나가곤 하는데요. 이순신 장군상 근처에 서서, 북악산이 보이는 경복궁 방향을 봅니다. 전통 양식 건물과 현대 양식 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그 틈을 자연이 메워주고 있습니다. 오늘같이 날씨가 좋은 날엔 저 멀리 보이는 꽃잎 색이 더욱 돋보입니다. 때때로 저와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광장 사람들의 얼굴을 보곤 합니다. 얼굴 표정도 북악산의 꽃잎 색처럼 다채롭습니다. 어찌저찌 살다보니 1편을 쓴지 벌써 1개월이 지났네요. 저는 잇다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잇다를 사용하는 멘티, 멘토가 보다 조화롭게 소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오피스 단지인 광화문 빌딩 숲에서 만나는 모두가 멘토고, 광화문 광장을 채우는 수많은 사람들이 멘티다 보니, 저는 그들을 보며 잇다가 광장과 같은 공간이 되기를 꿈꾸기도 합니다. 잇다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고, 사색할 수도 있고, 때로는 편히 쉴 수 있도록 하는 큰 광장으로 만들기 위해, 잇다 팀은 든든히 준비 하고 있습니다.-[지난 편 요약]지난 1편에서는 타인이 만들어 놓은 벽을 [벽 뛰어넘기] 위한 나름의 고군분투를 말씀드렸습니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기 위해서 보다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엄동설한에 레쓰비 한잔 마시며 깨달았던 사연인데, 어느정도 공감이 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얻은 첫 아르바이트는 막창가게 서빙이었습니다. 한겨울에 시작해 막창을 많이 먹다 보니 2개월 만에 7킬로그램이 찌기도 하고, 한여름에는 연탄먼지에 눈병이 걸렸지만 일하는 것 자체가 내내 즐거웠습니다. 같이 일하던 조선족 숯장 아저씨는 중국에 있는 가족 품으로 잘 돌아가셨는지 궁금합니다. 조만간 제 고향으로 내려갈 때, 막창집에 한번 가 봐야 겠네요.그 후 자신감 하나로 운이 닿아, 이름 말하면 남들이 아는 회사에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입사하였습니다. 이 일화에서 나온 개념이 [벽 등지기] 였습니다. 너무 빨리 직장인 사춘기가 와 버려서인지, 나 자신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없어서인지 돌연 퇴사를 하였습니다.다시 벽을 만들고 부딪힐 기회를 스스로에게 주었습니다. -[벽 만들기]입사하고 (벽 뛰어넘기), 퇴사하고 (벽 등지기), 새로운 목표 만들었습니다. (벽 만들기) 새로운 목표를 위해 나를 충분히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이 되고 싶고,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까?1. 나 돌아보기우선, 예전에 뭘 했고, 앞으로 뭘 하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학에 입학했던 2009년부터 매년 뭔가를 해왔기 때문에 그 뭔가를 적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적어보는 단계에서는 SNS의 힘을 조금 빌렸습니다. 핵관종은 아니었지만 유사관종 수준이어서, 뭔가 할때 마다 열심히 올렸더라고요. 그때는 그렇게 따봉이 좋았습니다.싸이월드부터,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을 샅샅히 뒤졌더니 얼추 내용이 나오더라구요. 흐름을 파악했습니다. 그래도 나름 소나무 취향이라 온라인 마케터로 계속 살아왔습니다. 2. 하고 싶은 것 해보기예전에 뭘 했고가 정리될 쯤, 앞으로 뭘 하면 좋을지를 확인하는데에 앞서, 한번 쯤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단순 취미 수준이 아니라, 진짜 그 업종의 어떤 직무에서 일해보자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회사 다닐 적에 모아 놓은 돈이 바닥나기 전까지는 이 일, 저 일 해볼 수 있었습니다.제조업회사에서 유통센터관리를 해보기도 하고, 공공기관에서 민원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심지어 보험사에서 영업도 해보았습니다. 아이스크림 가게 맛보기 스푼 수준으로 다양한 조직에서 여러가지를 하다보니,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가 더 비교적 분명해졌습니다. 무엇보다 각 업계, 직무별로 만나는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기가 좋았습니다. 온전한 나와 어울리는 사람들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제가 새롭게 만든 벽이었습니다. 퇴사 후 1년 반은 나를 새롭게 정의하는 시간이었습니다.-[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를 아는 것]아직 한창이지만, 이제는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습니다.최근에 다시 읽은 강원국 작가의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욕심'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책에서는 글을 쓰는데에 있어 '어떻게'에 대한 고민과 '무엇을'에 대한 고민을 비교하였습니다. '어떻게'는 있어보이기 위한 부질없는 욕심이라고 말합니다. 욕심은 부담만 키울 뿐입니다. 반면, '무엇을'은 많이하면 많이할수록 좋은 고민이라고 합니다. 글의 중심은 내용이고, 어떤 내용을 채울지에 대한 고민은 깊고 진할수록 좋다는 뜻입니다.글쓰기를 인생과 비교할 때, 제가 '나'라는 글을 쓰는 작가라면, '어떻게'보다 '무엇을'에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무엇을'이 쌓여 방향을 만들고, 벽을 만들거나 마주했을 때 '무엇을 더 준비해야' 벽 넘어로 나갈지, 또는 우회할지를 명확히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전에는 기준이 '벽'에 더 밀접했다면, 지금의 기준은 '저 자신'의 상황을 아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깊고 진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저에게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까'는 나만의 인생철학을 만드는 최초의 질문입니다. 제 글을 읽으신 분들에게 저 문구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날씨도 좋은데, 하늘 한번 쳐다보면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1부 : https://www.itdaa.net/mentor_posts/6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