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회사 경력직 이직과 인터뷰에 대하여
외국계 회사에 대한 정보는 정말 없다. 특히, 경력직 이직에 대한 정보는 아예 없다.요즘 링크드 인 (LInkedin)으로 물어보는 분들도 계시고, 개인적으로 외국계 회사 경력직 이직 준비 등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 외국계 회사에 대한 정보는 대기업을 제외하고 매우 제한된 편이다. 사람을 뽑는 경우도 굉장히 적은 편이고, 뽑더라도 함께 일하고 있던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완전한 신입을 뽑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정도다. 혼자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부분도 많았고, 그래서 마음만큼 인터뷰를 잘 보지 못한 적도 있었다. 나와 같은 고민으로 힘겨워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 힘이 되고자 오늘은 외국계 회사 경력직 이직과 인터뷰 준비를 하던 내 경험담을 조금 적어볼까 한다.헤드헌터, 피플앤잡, 링크드 인 (Linkedin), 외국계 회사 이직의 3대 요소#01 외국계 리테일 브랜드 이직 - 헤드헌터와의 첫 만남외국계 회사에서 1년, 한국과 미국 합작 회사에 2년 정도 근무하다 본격적인 외국계 회사로 이직하게 된 건 3년 차였다. 외국계 회사와 한국 회사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 경험해 본 상황이기에 굳이 외국계 회사만 찾진 않았다. 이력서는 처음에 사람 인과 피플앤잡에 등록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많이 사용하진 않았지만 링크드 인 (LInkedin)으로도 이력서를 등록했다. 헤드헌터가 연락이 온 건 피플앤잡에 공개된 정보를 통해서였다. 헤드헌터는 관련 기업에 대한 정보를 간단하게 설명했고 JD (Job Description 직무에 대한 설명이 담긴 안내서)를 이메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 당시에 나는 뛰어난 영어실력은 아니었지만 업무를 통해 영어를 익히며 실력을 쌓고 싶었고, 온라인과 SNS에 대한 경력을 더하고 싶었다. 패션 분야는 아니었지만 브랜드에 패션성을 더하고 싶어 하는 브랜드라는 사실도 마음에 들었다. Resume를 공유하고 나서 다시 헤드헌터와 통화를 했는데, 예상 외의 답변을 했다."혹시 죄송하지만 Resume를 고객사에 전달하기 전에 저희가 영어 인터뷰를 봐도 될까요?"지금 생각해보면 이 부탁은 매우 예외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별생각이 없었고, 헤드헌터와 일을 하면 이렇게 되는 줄 알고 알겠다고 했다. 헤드헌터를 만나 포지션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안내받은 뒤, 커피숍에서 간략한 영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떤 질문을 할지 알려주지 않아서 자기소개, 직무에 대한 소개, 그동안 업무했던 경험을 영어로 준비했고, 이 정도를 물어보았다. 참고로 외국계 영어 인터뷰를 10번 이상 진행했는데 꼭 물어보는 Top 7 질문은 항상 겹친다.외국계 회사 경력직에게 묻는 Top 7 질문 & 조언- Please introduce yourself (자신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뻔한 질문 같지만 꼭 물어본다. 경력직이라면 본인의 포지션과 과거 일한 회사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왜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는지를 1분 내외로 준비하면 좋다.- Why do you apply for our company? (왜 이 회사에 대해 지원하게 되었나요?): 이 역시 뻔한 질문이지만 항상 물어본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JD를 기초로 본인의 경험이 현재 이 회사가 찾는 경험자와 잘 맞는다는 사실을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추가적인 기회가 이 포지션에 있어서 흥미로웠다는 부분을 언급하면 플러스.- Tell us what you think about our company. (현재 우리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주세요.) : 앞의 질문에 대해서는 부드럽게 넘어갔다면, 이 질문부터는 확실하게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브랜드에 대해 어떻게 접근했는지를 설명하면 좋다. 예를 들어, 너희 브랜드는 이런 점이 좋고, 이런 점이 아쉬운 것 같아,라는 가벼운 말은 인상 깊지 않다.혹시 세일즈 팀이나 교육팀의 자리를 지원한다면 '사실 나는 너희 브랜드를 몇 년 전에 구입해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었어. 왜냐하면 내가 매장에서 이 제품을 구매할 때 점원의 설명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야. 그리고 인터뷰 전에 다시 한 번 그 서비스가 그대로인지 매장에 방문했고 나는 이런 느낌을 받았어.'라고 운을 떼면 인터뷰어의 반응부터 달라진다.- Why do you try to transfer your company? (왜 회사를 옮기려고 하나요?): 이 질문 역시 Negative 하지 않은 정도로 솔직하게 말하면 좋지만, 지나치게 솔직한 건 좋지 않다. 외국계에서 업계에 따라 다르지만 이직이 잦은 편인 것을 고려해 2년 ~ 3년 주기로 옮기려고 한다면 '현재 회사에서 새로운 업무에 대한 관심이 생겨 요청해보았지만, 지금 회사에서는 이 부분을 할 생각이 없었어. 하지만 현재 너희 회사는 계획이 있어서 관심이 있어 지원했어.'라는 부분은 활용도가 높은 대답.- Why do we have to work with you? (우리가 당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 질문은 한국 회사만 할 것 같지만, 의외로 모든 인터뷰에서 들은 질문이다. 이 질문에는 피상적인 답변보다는 JD에 맞는 본인의 커리어를 짚어주는 게 좋다. '나는 성실하고 열정적인 사람이다'라는 말은 추상적이다. 오히려 '오늘 대화를 나누어보며 느낀 지금 너희 회사의 문제점을 내 경험을 토대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라는 말이 더 좋다.- Please share your work experience with HQ or Asia region office (본사 또는 아시아 지사와 함께 일한 경험을 공유해주세요.): 중간 사이즈의 외국계는 매니저가 아니어도 영어로 아시자 지사나 본사와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험이 있다면 어떤 주기로 업무 전달과 리포팅을 했는지 말하면 좋고, 혹시 한국에서 제안해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꼭 언급할 것.- Best achievement you have made in your whole career (전체 커리어에서 성취한 최고의 프로젝트가 있나요?): 이 질문은 꼭 물어본다. 특히 경력직에서는 이 질문을 피할 수 없다. 한국 회사에 있을 경우, Team 단위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에 대해 대답 준비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Team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내가 기여한 파트가 어떤 부분이었는지를 명확히 말하면 좋다. 부풀리지는 않는 게 좋다. 어차피 걸리게 되어있으니까. 인터뷰는 총 3회에 걸쳐 진행되었다. 실무자인 마케팅 매니저, 한국 지사장, 그리고 아시아 마케팅 총괄 매니저 순으로 진행되었는데 1차 인터뷰에는 간단한 영어 이메일 영작을 요청했다. 한글 이메일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이었는데, 비즈니스 영어 이메일 책을 읽어본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런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영어 이메일 작성법 등에 대해 책으로 공부해두면 인터뷰는 물론, 실제 업무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된다.) 마케팅 매니저의 경우는 업무 경험에 대해 많이 물어보았고, 질문 역시 한국 회사의 인터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가장 어려운 인터뷰는 아시아 마케팅 총괄 매니저였다. 북유럽 출신이라 영어 발음은 너무나 좋았는데, 말이 굉장히 빨랐다. 게다가 한국에 안 계시니 스카이프로 진행되어서, 눈앞에서 하는 것보다 2배는 어려웠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중에 가장 큰 이유는 인터뷰어의 미세한 표정이나 느낌을 읽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면대 면으로 진행되지 않으니 듣기도 어려운데 제스처도 보기 어려우니 지금 내 영어를 잘 알아듣고 있는지 등에 대해 더 불안해지기 쉽다.나는 외국인과의 인터뷰가 잡힐 때, 그리고 스카이프로 인터뷰가 진행될 때 꼭 준비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인터뷰어의 링크드 인(Linkedin)을 방문해 인터뷰어의 경력을 체크하는 것. 두 번째는 그들의 사진이 있다면 출력하여 화면에 붙여놓고 인터뷰 연습을 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인터뷰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나, 우리 회사나 나에게 궁금한 게 있는지 물을 때 요긴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질문 시간에 개인적으로 링크드 인에 있는 너의 프로필과 커리어를 보았는데, 이러한 경험이 인상 깊었다. 혹시 그 경험에 대해 공유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보면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가능하다. (혹시나 SNS를 몰래 보았다고 불쾌해 할 것 같지만, 링크드 인은 남들에게 본인의 커리어를 보여주기 위해 탄생한 채널이다. 오히려 인터뷰어에 대한 정보를 관심 있게 보았다는 점에서 좋아할 수 있다.)첫 번째 외국계 경력직 인터뷰 자체는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사실 가장 큰 고비는 Reference Check (레퍼런스 체크)였다. 우선 레퍼런스 체크의 경우, 함께 일한 팀이나 상사, 또는 HR에게 나에 대한 평판을 묻는 내용인데 외국계 회사는 이 부분이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 원칙상으로는 헤드헌터를 통해 후보자에게 레퍼런스 대상 연락처를 받고, 이들에게만 연락을 취하는 게 맞지만, 높은 포지션일수록 개인적으로 지인들에게 그 사람의 평판을 물어보는 일도 많다. (그렇다. 세상은 매우 좁고 평판 체크는 언제 어디에서 나에게 찾아올지 모르는 일이다.)내 경우에는 전 직장의 팀 매니저가 물의를 일으켜 퇴사를 하는 과정이 있었고, 윤리 도덕적인 이슈도 있었기에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이런 경우에는 사실을 숨기고 다른 사람을 추천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솔직하게 상황을 헤드헌터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줄 수 있다면 레퍼런스 체크에 팀 매니저와 동급의 다른 분을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너무 솔직했기에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러한 사정을 들은 헤드헌터가 회사와 중간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고, 팀 매니저 평판 체크 없이 과정을 마무리하고 취업할 수 있었다.팀 매니저, HR 담당, 팀 동료까지 - 레퍼런스 체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02 외국계 패션 브랜드 이직 - 5명의 레퍼런스 체크 요청외국계 회사의 레퍼런스 체크 수준은 생각보다 디테일하다. 웃으며 인터뷰를 보았지만, 뒤에서 진행되는 레퍼런스 체크의 경우 집요하게 질문하는 경우도 많고, 내가 추천해준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떻게 말할지 알 수 없다. 조금 어린 나이에 Supervisor 자리를 제안받은 한 인터뷰에서는 모든 인터뷰가 끝난 뒤 5명의 레퍼런스 체크를 요청했다. 대상자도 참 다양해서 할 말을 잃었는데, HR 팀장, 팀 동료, 팀 아래 직원, 팀 매니저, 그리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다른 팀의 팀장이었다. 레퍼런스 체크가 진행되는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우선 헤드헌터가 지원자에게 레퍼런스 체크 대상 및 내용을 알려준다. 그다음 지원자는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한 뒤, 레퍼런스 체크가 가능한지, 가능한 방법은 무엇인지, 전화가 가능하다면 되는 시간을 물어보고 정리하여 헤드헌터에게 전달한다. 이 경우에서 레퍼런스 체크를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이 경우에는 이유를 정확하게 밝혀서 헤드헌터에게 전달해야 한다.여기서 중요한 점은 브랜드에 무조건 끌려가거나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꼭 그 대안을 끊임없이 제안하고 정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은 헤드헌터가 레퍼런스 체크를 하는데 한 번은 아시아 HR팀이 직접 레퍼런스 체크를 하고 싶다고 했다. 당연히 영어로 전화가 걸려올 테니 전 회사 담당 분들 중 대부분이 영어로 전화가 오는 걸 꺼려했다. 이 부분을 잘 설명하고 차트로 설명해서 보낸 뒤, 영어가 가능한 사람은 아시아 HR팀이, 한국어만 가능한 사람은 헤드헌터가 중간에서 레퍼런스 체크를 진행했다. 다행히 이 회사 역시 무리 없이 합격했다. 과정은 험난했지만 잘 정리가 된 셈이다.추가로 레퍼런스 체크의 경우, 위에서 말한 대로 아는 지인을 통해 해당 회사에서 지원자의 평판을 묻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예측할 수 없는 일이다. 그저 평소 나의 행실이 그 사람에게 좋게 보였길 기도하는 수밖에. 개인적으로 레퍼런스 체크의 광풍이 지나간 후에는 대상자들에게 선물을 보내거나 입사 전 한 번 찾아가 감사의 말을 꼭 전할 것을 권한다. 그들은 당신의 다음 이직에도 같은 전화를 받을 것이며, 같은 대답을 해주어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찾아가서 감사의 인사를 남기면 그들이 어떤 질문을 했는지 말해주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그 회사가 나의 어떤 점이 궁금했고, 어떤 점이 의심스러웠는지를 알 수 있는 단서가 된다. 그다음엔 간단하다. 입사한 뒤 나에게 의심된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열심히 하고, 내게 궁금하고 장점이라고 생각한 부분은 잘 살리면 된다. 외국계가 이런 면에서는 더 보수적이고 좁은 사회로 굴러간다. 자리가 많이 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 다리 건너 업계에서 서로를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Proposal & Analysis, 인터뷰 발표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까#03 외국계 패션&잡화 브랜드 이직 - 회사 관련 분석 자료 및 발표 요청 건필수는 아니지만 경력직 인터뷰 진행 시, 마지막 인터뷰어가 주제를 던져주고 발표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세션의 길이는 5 - 15분 내외를 요청하기에, 너무 많은 장수를 준비해 갈 필요는 없지만 Q&A 시간이 길어질 경우 30분에서 1시간을 소요하기도 하니 마음의 준비는 단단히 하는게 좋다. 한 회사는 나에게 앞으로의 1년에 대한 온라인 채널 전개 아이디어를 10분 내로 준비해달라고 했다. 가이드는 그렇게 한 줄만 주는 브랜드도 있고, 매우 세분화되어 주는 브랜드도 있다. 그게 브랜드의 성향이자 앞으로 입사를 하게 되면 겪게 될 브랜드의 가이드라는 걸 알아두면 좋다. 개인적으로 PPT를 만드는 일에 익숙지 않아서 항상 이런 요청을 받으면 머리가 하얗게 된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게다가 외부인의 자격으로 지원 회사의 정보를 끌어모아 발표 자료를 만든다는 건 생각보다 막막하다. 그럴 때 사용하는 나만의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PPT 맵 그리기이고, 다른 하나는 스크립트 써보기다. PPT 맵 그리기는 지속적으로 산으로 가는 PPT 작성 시간을 줄여보고자 미리 종이에 PPT를 그려보는 방식이다. 예상되는 PPT 장수를 네모 박스로 그리고, 각 네모 박스의 주제와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 적는다. 그것만 해도 마음이 좀 편해지는 편이다. 실제로 어떻게 PPT를 채워야 할지도 그려진다.자료는 온라인과 보도자료를 우선적으로 수집했고, 그다음에 헤드헌터에게 가지고 있는 정보가 없는지 물어보면 좋다. 괜찮은 헤드헌터라면 이미 기업에서 받은 별도의 자료가 있는 경우가 많다. 대외비가 많아 전체를 다 공유할 순 없지만, 헤드헌터 입장에서도 입사를 성공시켜야 하기에 괜찮은 정보를 가급적 챙겨준다. 이다음에 고민거리는 발표 준비. 내 경우에는 TED를 정말 많이 활용했다. 유튜브에서 TED를 검색하면 전 세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사람들의 강연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영어 단어를 쉽고 명확하게 사용하는데다가 길이도 15분 내외다. 스크립트를 다운로드하거나 받아 적은 뒤에 문장을 내 경우로 바꾸어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그리고 스카이프 때와 같이 인터뷰 담당자들 사진을 출력해놓고 앞에서 스크립트를 읽는 것부터 시작해 천천히 외운다.발표를 워낙 잘하는 사람도 갑자기 영어로 발표를 하면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 영어가 어색한 사람은 더디게 발표를 진행할 순 있지만, 실패할 확률은 적다. 나는 후자의 케이스다. 말을 조금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그 단어들과 의미가 전달되는 방향을 선택한다.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이 방법이 좋은 인상을 준 적이 많다. 특히, 인터뷰 담당자가 아시아 쪽 사람이라면 그들도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기에, 발표 내용 전달과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게다가 천천히 설명하게 되면 영어로 대화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일부 직원들도 마음을 열고 편하게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이는 좋은 징조다. 내가 이 일에 적임자라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건 좋지만, 이는 영어 속도나 발음이 안되는데 억지로 보여줄 필요는 없다. 정확한 전달력과 기획력, 콘텐츠를 준비하는 게 우선이다.추가로 발표를 준비할 때, 굳이 겸손함을 보여주기 위해 '내가 영어가 조금 어색해도 이해해주었으면 해' 라거나 '급하게 준비해서 자료가 조금 부족해도 이해해줬으면 해'라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이는 한국에서는 겸손해 보이겠지만, 이런 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 인터뷰어도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의사를 전달하고 싶다면 조금 다르게 표현해서 '진행 중에 내용이 모호하다면 그때그때 편하게 질문해주었으면 해' 라거나 '회사의 내부 자료를 아직 볼 수 없기에 외부 사람의 시각으로 제안했다는 점을 먼저 말하고 싶어'라는 말들을 사용하면 좋다.마지막으로 FAQ(자주 묻는 질문/ 예상 질문)을 꼭 만들어보면 좋다. 내가 내 발표 자료를 보고 질문을 한다면 어떤 질문이 있을까, 생각하고 답을 영어로 적어보면 대답하기 한결 수월하다. 의의로 발표는 잘 준비해놓고 FAQ를 준비하지 않아 기습 질문에 답을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이렇게 되면 발표를 아무리 잘해도 그 자료에 대해 의구심이 갈 수밖에 없다. 사실 발표 자료나 스크립트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줄 수도 있는 거니까. 그 사람 스스로의 경험과 자료인지 파악하고 싶을 때 질문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는 발표 자체보다 중요한 경우도 많다. 외국계 회사, 다녀보니 어때?다행히 예시를 든 인터뷰에 합격하여 현재 감사히 직장을 다니고 있다. 인터뷰에 대한 경험담과 함께 실제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느낌을 묻는 분들이 많다. 모든 회사가 그렇듯, 케이스마다 다르다. 그래도 조금의 차이가 있다면 한국 회사에 다닐 때보다 팀으로 움직이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 그로 인해 자유로움과 불안함을 동시에 느낀다는 점이 가장 크다. 저녁에 약속이 있다면 퇴근 시간에 뛰어나가도 아무도 잡지 않지만, 약속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새벽까지 밀린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결과를 제외한 과정의 가치를 보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잘 이겨낼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는 일도 중요하다.쓰고 나니 길이 꽤 길어졌다. 패션에 관한 글을 쓰다가 매일 겪는 일에 대해 쓰고 나니 생각보다 별일이 다 있었구나 싶다. 만약 이 글을 관심 있게 보는 사람이라면 현재 외국계 회사로의 경력직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나의 소소한 경험담이지만 이 글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며 글을 마친다.